레알 호날두, 메시 넘어 세계 최강자로 거듭날까

문화 / 이희원 / 2013-11-11 07: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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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유럽축구읽기⑬ 스페인 득점 라이벌 시즌 기상도
▲ 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벤투스와의 2013-2014 챔스 조별예선에서 멀티골을 성공시킨 후 그라운드에서 환호하고 있다.ⓒNewsis/AP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유럽축구의 판도가 변화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유럽축구계 부동의 득점 라이벌이 있다.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리오넬 메시(26, 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 레알 마드리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간 대결은 스페인 최고의 축구팀인 FC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 레알 마드리드 간 맞대결로 <엘 클라시코전>으로 더욱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 4년간 리가 득점왕의 자리를 단 한 번도 내주지 않은 메시에 호날두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명실상부 최고의 선수이지만 호날두는 메시에 가려져 2인자라는 수식어가 그를 억눌러온 것은 사실이다. 올 시즌, 뚜껑이 열리자 호날두는 리가 경기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에서 모두 득점 선두에 올라 이제 그를 유럽축구 최강자로 군림하는 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세계 최강자로 올라설 준비가 된 걸까.


리가·챔스 득점포 가동 부동의 1위 ‘우뚝’···08’시즌이후 최고조
‘부상 악몽’·네이마르 등 ‘신예 두각’에 흔들리는 ‘메시 매직’


세계 축구계를 호령하는 유럽축구에서 인간계 최강이라 불리는 2인이 있다. ‘타고난 천재’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리오넬 메시와 ‘노력하는 영재’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바로 그 주인공. 그들은 세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그 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최고의 선수 영예인 ‘발롱도르(프랑스어로 영어로는 Golden ball을 의미)’에서 메시가 4회 연속 영광을 거머쥐며 호날두에 앞선 모양새다.

하지만 메시의 활약이 주춤하는 사이 호날두는 리그 최다득점을 달리며 챔스에서까지 최다골을 기록해 메시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앞서 그는 2012-2013 시즌 챔스에서 이 메시를 누르고 득점왕의 영광을 차지한 바 있다. 물론 2013-2014 시즌 초반 메시가 부상으로 결장이 호날두를 더욱 돋보이게 했을 런지 모른다.

호날두는 10일(현지시각) 프리메라리가 11라운드 경기에서 해트트릭에 성공하며 3위인 메시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리가뿐 아니라 호날두는 챔스 3경기에서 7골을 작렬하며 득점 단독 선두에 나섰고 2경기에서 4골을 기록한 메시를 3골차로 앞서 득점 선두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은 득점포를 가동한 호날두는 11월에도 여전히 강력한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메시와의 라이벌에서 항상 뒤쳐진 아쉬움을 올해는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증폭되는 이유다.

지난 3일 라요 바예카노와의 리가 12라운드 경기에서 9라운드 해트트릭에 이어 멀티골을 성공시킨 그는 2위를 달리던 디에고 코스타(25,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득점 타이를 이루게 됐다. 이후 단 한경기가 올 시즌 두 번째 해트트릭을 이끌며 그를 득점선두의 자리에 올려놓긴 했지만 말이다.

물론 그의 득점포 가동을 놓고 항간에는 약팀과의 대결에서만 가동시킨 득점 행렬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리가 강팀인 바르사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맞대결에서 무득점으로 아쉬운 경기력을 내보였기 때문. 하지만 잊지 않아야할 점이 있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팀인 유벤투스와의 2013-2014 챔스 B조 빅 매치에서 그가 2골을 작렬했던 것을 기억해야한다.

▲ 호날두의 득점포 가동에 주춤하는 바르셀로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사진 오른편). 메시는 10일 리가 경기에서 전반 시작 후 교체되는 아픔을 안았다. ⓒNewsis/AP

흔들리는 메시 득점포

이와 반대로 메시는 챔스와 리가 등 시즌 모든 경기에서 주춤하고 있다. 리가 연속 무득점 행렬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던 메시는 7일 홈구장 캄 노우에서 열린 2013-2014 챔스 H조 4차전 AC밀란과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성공시키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 듯 했다.

“(나는) 부상 이전의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다. 두 종류(대퇴부, 허벅지)의 부상이 한꺼번에 찾아왔지만 나는 이겨낼 것이다”라며 3-1 승리의 주인공이 된 그는 챔스 16강 진출을 확정지으며 바르사의 에이스 자리를 톡톡히 해냈다. 그는 특유의 연계 플레이와 화려한 개인 전술로 그라운드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하지만 자신감도 잠시였을까. 10일 리가 13라운드 경기에서 선발 출장 후 21분 만에 교체 아웃되고 말았다. 컨디션을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경기에서 왼쪽 대퇴부 이두근 부상을 입은 메시는 시즌 초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이 이어지다 지난달 19일 오사수나전을 통해 복귀했지만 4경기 연속 무득점의 늪에 빠지면서 ‘부상 악몽’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불운’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메시는 부상에 득점포까지 주춤하면서 올 시즌 어느 때보다 우울한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이 앞서나갔던 득점 행렬은 부상 이후 평소의 폼을 아직까지 되찾지 못하면서 어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유효슈팅수가 많은 반면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바르사 에이스인 메시의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한 신예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

바르사는 메시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개막 후 13경기 연속 무패(12승1무) 행진으로 승점 37점을 거머쥐며 2위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간격을 3점차로 유지하고 있다.

메시의 빈자리는 올 시즌 최고 신예로 떠오른 브라질産 네이마르(21)가 채워나가고 있다. 메시없는 바르사에 네이마르가 핵심 멤버로 떠올랐다. 바르사는 메시의 결장 시 공격진의 중추적인 역할을 이끌 선수가 필요했다. 앞서 페드로(26)과 세스크 파브레가스(26), 알렉시스 산체스(24) 등에 역할을 분담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메시가 없는 바르사에 변화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사실상 ‘프리롤’(free role: 다양한 역할 분담)의 움직임을 이용하는 그는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페드로와 산체스의 단조로움을 넘어서 메시의 대체 자원으로 그 활용도가 극에 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팀 에이스로 급부상하는 네이마르와 메시의 공존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 공존이 가능하다는 분석 뒤로 팀 내 에이스는 단 한명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메시의 부활이 시작되지 않는 한 올해 호날두에게 최다득점의 영광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호날두가 메시를 앞장설 수 있는 가능성은 이미 열렸다. 지난 시즌 챔스 득점왕(12골)을 달성한 그는 8골에 머물렀던 메시를 이긴 경험이 있다. 메시의 무조건적인 득점 우세의 부등호가 이제 호날두를 향하고 있다.

리베리 복병 맞은 호날두...발롱도르 가능성 미미
포르투갈 대표팀의 월드컵 급부상도 걸림돌

아쉬운 점은 호날두의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발롱도르 수상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 매해 메시와의 1위 각축전을 달리던 호날두가 올해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프랭크 리베리라는 변수를 만났다.

지난 시즌 팀을 독일 분데스리가 사상 최초의 트레블(분데스리가, DFB포칼, 챔스)달성을 이끈 주인공으로 이견이 없어 지난 8월 UEFA는 그를 올해의 선수로 지명했다. 이번 발롱도르에서 그의 수상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발롱도르를 거머쥐기 위해서 자국 포르투갈의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행 티켓은 물론 우승까지 노려야한다. 하지만 남미에서 치러진 월드컵 사상 유럽팀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경험은 아직까지 없다. 특히 포르투갈은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이 전무하다.

호날두가 메시를 이기기 위한 첫 번째 발판으로 지난해 챔스 최다득점을 이뤄낸 만큼 챔스 역사상 최다 기록인 현 알 사드의 라울 곤살레스(당시 레알 마드리드)가 기록한 71골의 고지를 넘어서야한다. 뿐만 아니라 100골의 고지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도 남아있다.

2008년 맨유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 떠올랐던 호날두가 ‘메시’라는 벽을 만나면서 주춤했다면 이제 그는 최다 골의 영광을 안고 탄력을 받아 최강의 선수로 거듭나는 일만 남았다.

그 타이밍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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