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서 뒤진 한국, 단체전 우승으로 자존심 지켰다

문화 / 백대현 프로 8단 / 2014-01-07 07: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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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기사 백대현의 바둑읽기
▲ 2013 스포츠어코드 마인드게임즈 남자 단체전 결승 박정환(오른쪽) vs 판팅위(왼쪽)
[일요주간=백대현 프로 8단] 2013 스포츠어코드 마인드게임즈 남자 단체전 금메달

올해 한국바둑은 개인전으로 치러진 세계대회를 하나도 우승하지 못하며 17년만에 무관이라는 설움을 맛봐야 했다.

하지만 단체전은 얘기가 다르다. 올해 열린 주요 단체전을 모두 우승하며 다가오는 2014년은 개인전도 결코 호락호락하게 밀리지 않을 것을 경고했다. 한국은 지난 2월 농심신라면배를 품었고, 3월에 열린 초상부산동배에서도 우승, 제4회 인천 실내&무도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중국을 물리쳤다.

그리고 12월 16일 중국 베이징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2013 제3회 스포츠어코드 마인드게임즈 바둑 남자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남자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두 5라운드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중국은 각각 4승을 기록하며 결승에서 맞붙었고, 한국의 김지석이 저우루이양에게 불계패 했으나 박정환과 조한승이 각각 판팅위와 왕시를 제압하며 종합전적 5승으로 우승을 결정지었다. 한국은 1라운드에서 대만에 2-1 진땀승을 거두며 약간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점차 안정을 찾고 일본 3-0, 유럽 3-0, 북미 3-0에게 퍼팩트 승리를 기록하며 한 수 위 기량을 과시했다. 중국은 북미, 대만, 일본, 유럽에게 모두 퍼팩트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올랐으나 결승에서 한국에게 패하며 4승 1패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3위는 대만이 차지했다. 대만은 한국과 중국에게는 패했지만 일본에게 2-1로 승리를 거두었고, 북미에 3-0, 마지막에 유럽을 2-1로 물리치며 3승 2패로 동메달을 차지했고, 일본이 4위를 기록했다.

한편 여자 개인전에는 한국의 박지은과 오정아가 출전 했으나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원조 바둑퀸 박지은은 여자 개인전 3라운드에서 중국의 위즈잉에게 패하며 패자조로 밀려났다. 하지만 박지은은 그대로 물러나지 않고 다시 한국의 오정아와 대만의 장정핑을 연파하고 패자조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패자 결승에서 중국의 또 다른 강자 왕천싱에게 패하며 아쉽게도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중국의 자매대결로 치러진 결승전에서는 위즈잉이 왕천싱에게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왕천싱은 은메달을 차지했다. 대만의 헤이자자에게 패했던 오전아는 다시 박지은에게 패하며 7위에 머물렀다.

호흡이 중요한 혼성페어에는 한국의 김지석-박지은 조가 메달 사냥에 나섰다. 전력으로 볼 때 결승에서 중국팀과 만날 것으로 예상됐던 김지석-박지은 페어는 준결승에서 복병 대만에게 일격을 당했다.

대만의 왕위안쥔-헤이자자는 한국팀을 물리치며 결승에 진출했지만, 중국의 저우루이양-왕천싱에게 패해 중국이 우승, 대만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3-4위 결정전에서 일본을 물리치며 동메달을 추가했다. 종합전적에서 중국이 금2, 은2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금1, 동2로 2위, 대만이 은1, 동1로 3위에 올랐다.

스포츠어코드 세계마인드게임즈는 바둑, 체스, 브리지, 체커, 중국 장기 등 5개 마인드스포츠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23개의 금메달을 놓고 각축을 벌였다.

한국은 전기 대회 바둑종목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차지하며 종합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바둑 종목에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유럽, 북미지역에서 총 30명이 대회에 참가해 열띤 열전을 벌였고, 바둑은 남자단체전 24만 달러, 여자개인전이 9만 3천달러, 혼성페어전에는 6만 7천달러 등 총 40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졌다.

바둑황제 조훈현 대주배 두 번째 우승

바둑황제 조훈현이 다시 대주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6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기 대주배 시니어최강자전 결승전에서 조훈현은 최규병에게 232수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초대대회 우승에 이어 대회 두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조훈현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타이틀통산획득수를 159회로 늘렸다. 준우승을 차지한 최규병은 준결승에서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서봉수를 물리치며 결승에 올랐으나 최종 관문에서 노련한 황제의 칼을 피하지 못했다.

조훈현은 초반에 특유의 속력행마를 선보이며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중반 전투에서 사활에 관련된 수읽기를 착각하며 위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최규병은 우세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다.

후반에 최규병은 승부를 빨리 결정지으려는 듯 서두르는 기색을 보였고, 이 과정에서 조훈현이 역전에 성공한다. 결국 232수만에 백 불계승으로 조훈현의 우승이 결정됐다.

조훈현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초반 흐름은 좋았지만, 중반에 큰 실수가 나와서 반수 이상 손해를 봤다. 다행히 상대의 실수가 있어서 역전이 가능했다”며 내년에는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대주배는 부산바둑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대욱(53) TM마린 대표의 후원으로 탄생한 대회이다. 김대욱 대표는 조훈현에게 2점에 친선대국을 둘 만큼 바둑고수로 알려져 있다.

대회를 후원하는 TM마린은 조선기자재를 수입해 국내 조선소에 납품하고 있는 회사로 대주(大舟)는 김대욱 대표의 호(號)이기도 하다.

제4기 대주배 시니어 최강자전의 제한시간은 예선-각자 1시간(초읽기 1분 3회)이며 본선16강부터- 제한시간 15분(초읽기 40초 3회). 총규모 7,250만 원인 제4기 대주배의 우승상금은 1,000만원이다.

만 50세 이상 시니어만 출전이 가능했던 대주배는 올해부터 1983년 이전에 출생한 여자 기사에게도 출전권이 주어졌다.

제41기 하이원리조트배 결승 5국
흑: 이세돌 백: 최철한
결과: 372수 백 불계승


명인전 결승전 이세돌과 최철한의 승부는 치열했다. 특히 최종국은 근래 두어진 대국 중 가장 치열한 승부가 연출되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바둑판 전체가 361수인데 패싸움이 워낙 많이 진행 되서 마지막 수가 372수로 끝난 것 하나만 봐도 얼마나 치열한 싸움이 전개 된 것인지 예상이 된다.

초반은 최철한이 앞서나가는 분위기였다. 상변 전투에서 주도권을 잡은 최철한은 중앙 흑 대마를 포획하며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세돌의 추격전은 예술 그 자체였다.

중앙 패싸움을 시작으로 무려 7차례의 패싸움을 벌이며 숨막히는 승부를 연출했고, 그 과정 중에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철한도 쉽게 물러나지 않고 이세돌을 강하게 압박했고, 이세돌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 숨막히는 과정의 일부를 이 지면을 통해 소개 한다.

1도는 중앙과 하변에서 이미 치열한 패싸움이 몇 차례 마무리 된 시점에 이세돌이 우하귀 패를 다시 걸어가는 장면. 최철한이 앞선 진행에서 실수가 몇 차례 있었기 때문에 형세는 이미 어려워졌다.

2도는 계속되는 실전진행. 이세돌은 중앙 팻감을 이용해 우하귀 패를 흑 20으로 해소한다. 이제는 좌변과 상변으로 이어지는 흑 대마의 사활이 승부다. 3도 백 1은 흑 대마를 압박하기 위해 놓쳐서는 안 될 자리. 반대로 흑이 그 곳을 차지하면 흑은 쉽게 사는 형태가 된다.

흑 8이 완착. 상변에 확실한 한집을 만들어 두기 전에 좌변에서 사전 공작이 필요했다. 4도 흑 1이 좋은 수. 백 2로 받아주면 흑 3으로 한 집을 확보하고 백 4에는 흑 5, 7로 패가 되는데 흑 1과 백 2의 교환이 집으로 약간 이득이다. 다시 실전으로 돌아가 5도 백 1로 잡으러 가는 것은 흑 2로 백이 살아갈 수 없다.

흑 6까지 흑 승 확정. 6도 백 1의 차단은 오직 이 한수. 흑 2, 4도 정확한 응수이다. 여기서 백 나로 두면 흑 가로 흑 대마가 살게 되고, 반대로 백 가로 이으면 흑 나로 패를 따내서 백에게 마땅한 팻감이 없다. 여기서 바로 패를 결행하지 않고 7도 백 1로 찔러간 것이 날카로운 호수이다.

좌변에 패 맛이 남아있어 이세돌은 흑 2, 4로 물러나며 팻감을 관리할 수밖에 없었고, 백 5에 흑 6역시 팻감 관리 차원에서 물러나야 했다. 최철한이 우변과 상변에서 이득을 취하며 바둑은 상당히 미세해졌다.

백 11은 좋은 맥점. 이세돌도 8도 흑 1, 3으로 강하게 맞섰고, 흑 13의 곳까지 살려오며 마지막 접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흑 13으로 9도 흑 1로 살아두는 것은 백 2의 곳이 커서 백승. 10도 백 1, 3으로 우상귀 사활이 걸린 마지막 패싸움이 진행된다.

백 7은 팻감이 부족한 최철한의 궁여지책. 여기서 이세돌이 흑 8을 교환하고 흑 10으로 버텨간 것이 마지막 패착이다. 흑 10은 11도 흑 1로 패를 해소했다면 흑 17까지 흑 반집승이었다.

12도가 이 바둑의 마지막 패싸움이 벌어지는 과정. 서로의 확실한 팻감을 모두 소진한 시점에 최철한이 백 29로 젖혀간 팻감을 이세돌이 받을 여유가 없다.

이에 흑 30으로 패를 해소했으나, 백 31과 , 백 33을 선수로 당해 처음부터 패를 해소한 것과 2집정도 차이가 난다. 제대로 계가했다면 백 1집 반승이었다. 최철한이 명인전에서는 처음 우승하며 새 명인이 탄생했다. 2도: 4, 10, 16-△ 7, 13-1 12도: 4, 10, 16, 22, 28-△ 7, 13, 19, 25-1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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