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채혜린 기자] 호반건설이 지난 25일 포스코가 갖고 있던 서울신문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서 공격적 인수합병(M&A)의 포석을 둔 것이 아니냐는 업계 일각의 관측이 나도는 가운데 호반건설은 이에 대해 ‘단순 지분 취득’이라고 선을 그었다.
2018년 기준 시공능력 순위 16위의 호반건설은 포스코의 서울신문 지분 19.4%를 사들이면서 기획재정부 30.49%, 우리사주조합 29.01%에 이어 3대주주에 올랐다.
전국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와 서울신문 11기 우리사주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사원들은 물론 경영진까지 회사의 3대 주주가 바뀐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건설사가 채 20%도 안 되는 언론사의 지분만 갖고자 자금을 투자할 이유는 없다”면서 “포스코를 시작으로 기획재정부(30.49%)나 우리사주조합(29.01%), KBS(8.08%) 등 나머지 지분을 (호반건설이) 매입해 끝내는 경영권을 쥐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회사 구성원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지배구조의 변동이 발생한 것에 대해 크게 황당스럽고 입장을 표명한 이들은 청와대까지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신문의 지배구조 변동은 결코 청와대의 승인 없이는 이뤄지지 않으며 최소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사에 대해 청와대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게 상식”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
이들은 “(호반건설의 서울신문 지분 인수를) 진짜 몰랐다면 레임덕이 아니고 무언가. 문재인 정권은 대체 언론 미디어 정책이 있기나 한 것인가”라며 청와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경영진에 대해서도 “현 정권과 친하다면서 포스코가 일방 통보를 해올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경영진의 한심함은 더 말할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 관계자는 26일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서울신문) 지분을 매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호반건설에 갖고 있던 서울신문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25일 오전 서울신문에 통보한 포스코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포스코 관계자는 27일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2015년부터 비핵심 자산을 꾸준히 정리해왔다. 그 차원에서 서울신문 지분도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철강 등과 같은 포스코의 핵심자산과 관계없는 사업을 꾸준히 정리해 오고 있었고 이번 서울신문 지분 매각도 그와 같은 맥락일 뿐이라는 것이다. 포스코는 실제 앞서 KB금융지주와 현대중공업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한편 호반건설은 2011년 광주전남 민영방송인 KBC의 최대주주이며 최근에는 울트라건설, 리솜리조트, 덕평컨트리클럽(CC) 등도 잇따라 인수하며 레저산업을 강화하고 있다.
25일 서울신문 지분을 인수한지 하루 만에 국내 채소류 유통업체 1위 대아청과의 지분도 51% 인수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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