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석 대표, 연임 성공했지만 반드시 성과 내야하는 상황...폭력적인 구조조정 중단하라”
▲영상 촬영 및 편집/김상영 기자
[일요주간 = 김상영 기자] 최근 이마트의 실적 지표가 부진하면서 신세계그룹의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가 과연 연임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였었다.
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실적 지표만 놓고 본다면 강희석 대표의 유임 보다는 책임론이 우세한 분위기였다. 이마트 온라인사업인 SSG닷컴과 지마켓의 영업손실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전분기 및 전년동기대비 모두 적자전환하면서 12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221억 원)은 전년 동기대비(1308억 원) 무려 83%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신세계그룹의 정기 임원인사에서 강희석 대표를 유임시키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이마트와 SSG닷컴에 변화를 주기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강희석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만큼 다음해에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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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정 마느토조 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10시 이마트 계열의 SSG닷컴 본사 앞에서 열린 온라인배송노동자들 계약해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수근 기자) |
◇연임 성공한 강희석 대표, 구조조정 칼 빼드나
강희석 대표의 연임이 확정된 직후 SSG닷컴이 온라인배송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0월 말 SSG닷컴의 5개 점포(사천, 상주, 보령, 안산TR, 양산TR)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은 갑작스레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야간배송(쓱투나잇)을 중단하는 점포도 생겨나면서 야간배송노동자들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에 떨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이하 마트노조)에 따르면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배송노동자들 중에는 일한지 1년도 되지 않은 노동자들도 있어 수천만 원(차량구입비 3500만 원, 계약금 500만 원)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마트노조는 지난 16일 오전 10시 이마트 계열의 SSG닷컴 본사 앞에서 일방적 폐점과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온라인배송노동자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SSG닷컴을 규탄하고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은 “요즘 SSG닷컴이 아주 핫하다. 랜더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정용진 매직’이 통했다며 구단주 정용진의 리더십을 찬양하고 있다”며 “야구단은 쓱(닷컴) 현장의 노동자들이 땀과 노력 그리고 목숨을 건 배송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로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최고 연봉을 지급하고 40억의 사우나를 만들어 주는 동안 쓱 노동자들에게는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휴게공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현장에서 일하게 했다”며 “그것도 모자라 지금은 일방적인 매장 통폐합과 야간배송 축소로 일자리를 잃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민정 위원장은 한 온라인 배송노동자의 사연을 소개하며 “곧 아기가 태어나는데 아빠는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거금을 들여 배송차량을 구입해서 회사에 들어왔는데 1년도 되지 않아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면서 “신세계가 대기업이라 그래도 오래 일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빚을 내서 차량을 구입했고, 열심히 일하면 차량대출금도 갚고 돈도 벌 수 있을거라 기대했지만 이 큰 기업이 우리를 일방적으로 해고하고 그 손해는 오롯이 개인이 감당하라고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SSG랜더스가 우승을 해서 쓱세일을 한다고 한다. 이런 대규모 세일을 하면 현장의 노동자들의 노동은 몇배로 가중된다”며 “현장에서 고생할 노동자들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책임 따위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승리의 기쁨도, 그 승리에 대한 생색도 오롯이 정용진 부회장만의 것으로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희석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고 그런만큼 다음해에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의 구조조정과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방식으로는 성과를 낼 수 없다”며 “쓱닷컴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적인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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