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대규모 전력 수요가 늘면서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가 미래 전력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SMR 기술과 기존 LNG·전력·ESS 사업을 연계하고, 국내외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겨냥한 통합 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14일 서울에서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테라파워의 차세대 비경수형 SMR ‘나트륨(Natrium)’ 사업의 글로벌 확대와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사업협력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서에는 테라파워가 미국에서 건설 중인 SMR 실증로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참여 확대를 비롯해 ▲국내 SMR 공급망 활용 확대 ▲국내 나트륨 SMR 사업 개발 ▲SMR 글로벌 프로젝트 공동 발굴 등의 협력 방안이 담겼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기존 전략적 투자자 역할에서 나아가 SMR 사업 개발과 프로젝트 실행에 대한 참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
양사는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각국의 규제와 산업 환경, 전력계통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한국형 나트륨 SMR 사업모델인 ‘K-나트륨’의 추진 방향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할 예정이다.
국내 사업과 관련해서는 연구·설계기관과 원전·발전 기자재 기업의 참여를 확대해 나트륨 SMR 핵심 기자재의 국내 공급망 활용 방안을 모색한다. 한국형 설계 및 사업 수행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추진하는 나트륨 SMR 프로젝트 ‘케머러(Kemmerer) 1호기’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도 확대할 방침이다.
케머러 1호기 프로젝트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최초의 상업용 첨단원자로 건설허가를 받은 뒤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실증사업 참여를 통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이를 국내 적용 가능성 검토와 글로벌 프로젝트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SMR 프로젝트 개발 및 운영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미 양국의 정책 및 금융 지원과 연계할 수 있는 미국 내 SMR 프로젝트 발굴도 테라파워와 공동으로 추진한다.
| ▲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
프로젝트별 사업성 검토와 자금조달, 공급망 구성, 건설 및 운영계획을 구체화하고 미국 정부 및 관련 기관과의 협력 가능성도 살펴볼 예정이다.
나트륨 SMR은 테라파워가 개발한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SMR이다. 원자로와 용융염 기반 열에너지저장시스템(TES)을 결합해 원자로에서 생산한 열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점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안정적인 기저전원과 출력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산업단지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위한 에너지 솔루션으로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합의는 테라파워의 나트륨 SMR 기술과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사업개발 및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결합해 정부와의 소통·협의를 바탕으로 국내 사업모델을 구체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NG 직도입과 LNG 발전, 전력사업에 더해 SK온의 배터리와 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SMR 사업개발 역량을 결합해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대상으로 LNG·전력·ESS·SMR을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
단기적으로는 LNG 발전과 ESS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의 초기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SMR을 안정적인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번 협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AI 풀스택’ 전략과도 연계된다.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 및 AI 인프라, SK이노베이션의 LNG·전력·SMR, SK온의 ESS 배터리 등을 연계해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 저장장치 공급망을 그룹 차원에서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이날 이어진 만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이 참석해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대응과 차세대 원전 산업 발전 방향, 한·미 원자력 협력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이번 합의서는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나트륨 SMR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테라파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고, 향후 미국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사업개발 및 운영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요주간 / 엄지영 기자 circle_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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