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기능 미작동…11년간 행각 올해 4월에야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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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NK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BNK금융지주> |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BNK경남은행에서 발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고 금액이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560억원 규모로 알려졌지만 이보다 5배 이상 더 많은 수준으로 역대 금융권 횡령사고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금융권의 내부통제 부실이 확실해진 가운데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 입법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고경영진(CEO)에 대한 제재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일 발표한 경남은행 횡령사고 긴급 현장검사 결과 투자금융부 직원 이모씨의 횡령 규모가 2988억원이라고 밝혔다. 허위 대출 취급을 통해 횡령한 대출금이 1023억원, 허위 서류를 작성해 횡령한 대출 원리금 상환자금이 1965억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이씨는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에서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5년간 PF 대출 업무를 담당하며 자신이 관리하던 17개 PF 사업장에서 횡령을 했다.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PF 대출 차주인 5개 시행사에서 대출 취급을 요청한 사실이 없음에도 자금인출요청서 등 대출 서류를 위조해 1023억원(총 13회)의 허위 대출을 취급했다. 이를 무단 개설한 계좌나 가족, 지인, 관련 법인 명의 계좌로 이체했다.
또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6개 시행사가 대출 원리금 상환자금을 정상 납입했지만 자금집행요청서 등 대출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려 다른 차주의 대출계좌나 가족, 지인 명의의 계좌로 총 64회에 걸쳐 1965억원을 횡령했다.
횡령 금액은 2988억원으로 확인됐지만, 기존 횡령을 은폐하기 위해 새로운 횡령을 반복적으로 저질러 경남은행이 실제 손실을 입은 금액은 595억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은 이씨와 관련한 금융사고 정황을 4월 초 인지했으나, 자체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금융당국 보고를 지연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의 내부통제 통할 기능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금감원은 판단했다.
BNK금융지주는 경남은행에 대한 내부통제 관련 테마(서면)점검을 실시하면서도 2014년 10월 이후 경남은행의 편입 이후 고위험 업무인 PF 대출 취급과 관리에 대해 점검을 실시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최악의 횡령 사고가 발생한 만큼 경남은행의 기관 제재는 물론 임원진, 임직원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이 횡령을 인지하고도 보고가 늦어졌다고 금감원이 판단하고 있어 BNK금융지주에 대한 제재도 이뤄질 수 있다.
금융사고 발생 시 CEO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 입법도 속도를 내고 있어 CEO에 대한 제재도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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