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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사망사고와 관련해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는 19일 서울 중구 동국제강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세욱 대표이사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하청노동자가 천장크레인 보수 업무를 수행하던 중 사망한 사고와 관련,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가 “장세욱 대표이사는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는 19일 서울 중구 동국제강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재해는 보수작업 중 가동설비의 전원을 차단하는 등 기본적인 방호조치는 물론 안전 관리자나 안전담장자의 입회, 신호수 배치 등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동국제강 포항공장 크레인 기계정비업체 창우이엠씨 소속 하청노동자가 천장크레인 보수 업무를 수행하던 중 산재사망했다.
이들에 따르면 사망 8일째이던 지난달 29일 동국제강 공동대표이사(김연극)가 처음으로 장례식장을 찾아와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도리를 다할 것이고, 유족의 요구사항을 말씀하면 최대한 다 들어주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어떤 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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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사망사고와 관련해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는 19일 서울 중구 동국제강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세욱 대표이사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
당시 김연극 공동대표이사는 유족에게 “출장 중 변호사 선임했다고 보고 받았다. 회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도리를 다할 것이고, 미망인이 생활상의 불편함이 없도록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최선을 다하겠다. 그 결과를 보시면 된다. 원만하게 해결하고 빨리 마무리하고 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가서 살아야 하지 않겠나. 그쪽에서도 변호사를 통해 요구할 사항 말하고 우리도 최대한 그걸 다 들어주도록 노력 하겠다. 일단 변호사를 통해 서로 만나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서울 올라가서 다 챙겨보겠다. 염려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들은 “임신 3개월이 된 아내와 고인의 부모들은 믿기지 않는 고인의 죽음에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동국제강의 책임 있는 답변과 해결책을 기다렸다”면서 “하지만 동국제강은 변호사를 앞세워 턱없이 부족한 보상액과 회사와 임직원들의 면책만을 앞세운 합의서 초안을 보내온 것이 전부였다”고 비판했다.
또 “원청인 동국제강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책임이 명백함에도 사망사고 발생 한 달이 다 되도록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적어도 산재사망사고의 책임이 있는 원청인 동국제강이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일을 시켜 사고가 나게 한 책임을 인정하고 공개적인 사과를 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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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사망사고와 관련해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는 19일 서울 중구 동국제강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세욱 대표이사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
이어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고, 사회적으로 일하다 죽지 않도록 일터를 바꾸자는 외침이 더 커지고 있는 지금에도 여전히 사고의 책임을 고인에게 돌리고, 제3자적 태도를 유지하는 동국제강과 같은 기업을 보면 대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절망스럽다”고 비판했다.
◇ “재발방지대책 수립하고 제대로 배상해야”
유족은 입장문을 통해 “동국제강의 현재까지의 대응을 고려해볼 때 이 사고의 원인을 개인의 부주의 혹은 하청업체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며 “사고가 난지 8일이나 지나서야 귀사의 공동대표이사가 장례식장을 방문하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고, 장례식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회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도리를 다할 것이고 미망인의 생활상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약속하고 돌아갔으나 다시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나서야 변호사를 통해 합의서 초안을 보내오는 등 하루가 여삼추 같은 유족들을 지치게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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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61개 단체가 모인 연대체가 서울 중구 페럼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재 사망 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동국제강을 규탄했다. |
이어 “그렇게 시간을 끌어 보내온 합의서 초안의 내용은 사람 목숨의 가치를 참으로 하잖게 만드는 수준이었다”며 “그조차 법적 책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유족의 심리적·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해 지급한다는 것이었으며 동국제강과 임직원들의 법적 책임을 사전에 면책하려는 위주의 내용이었다”고 알렸다.
동국제강은 2021년 기준 연결 매출액이 7조 2000억원, 연결 당기순이익이 5500억원에 이르는 국내 3대 철강업체다. 또 포항공장 상시 근로자 수만도 459명에 이르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 기업이다.
유족은 동국제강에 ▲경영책임자인 장세욱 대표이사는 유족들에게 공개 사과할 것 ▲사망사고에 대한 구조적 원인을 조사해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유족들에게 공개할 것 ▲법인의 책임으로서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에 따라 유족들에게 제대로 배상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족들은 시민사회단위들과 함께 동국제강 본사 앞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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