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Z정밀 "영풍 고문, '경영협력계약서 제출 명령' 재항고" 유감... 영풍 "영업비밀 침해 우려"

사회 / 김상영 기자 / 2026-05-18 1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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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Z정밀 "법원 결정에도 '묻지마 재항고'... 별도 사건 기각 결정 앞세워 여론 호도까지"
"불복 반복하며 시간 끌 것 아니라 계약 내용 밝혀야… 의혹 실체 끝까지 규명할 것"
영풍 "영업비밀 포함된 경영상 중요 정보… 최 회장 측 무리한 소송에 법적 대응"
"핵심 내용은 공시로 이미 투명하게 공개… 탈법적 구조 타파가 우선"

▲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을 둘러싸고 고려아연 계열 KZ정밀과 영풍 측의 법적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기업 로고와 법원 상징물을 활용해 분쟁 상황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챗GPT AI 생성·KZ정밀·영풍 홈페이지 갈무리)
 

고려아연(회장 최윤범)계열사 KZ정밀(케이젯정밀)은 영풍 및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장형진 영풍 고문 등 3자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서 일체를 제출하라는 재판부의 명령에 불복해 장 고문 측이 또다시 재항고에 나선 것을 두고 강력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KZ정밀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재항고를 ‘진실 은폐를 위한 시간 끌기’로 규정하고, 해당 계약서가 영풍의 주주가치 훼손과 배임 의혹을 규명할 핵심 증거인 만큼 즉각 제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영풍 측은 해당 문서에 영업비밀이 포함되어 있어 정당한 방어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 측의 공방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 고법 공개 필요성 인정, 1심 결정 정당… 장 고문 측은 재항고’로 맞서


이 사건의 발단이 된 경영협력계약 관련 문건은 KZ정밀이 장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9300억 원대 주주대표소송에서 피고들의 배임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중대 증거다. 아울러 MBK에 영풍이 소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콜옵션’ 계약을 맺으면서, 영풍의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필수 자료이기도 하다.

실제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해당 경영협력계약에는 영풍과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의 의결권을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동의 하에 행사하고,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한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측 추천 이사가 영풍 추천 이사보다 1인 더 많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해 콜옵션, 우선매수권, 공동매각(드래그얼롱) 요구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도 들어있다.

이에 KZ정밀은 영풍의 최대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이 부적절한 방식과 가치로 처분될 수 있다고 판단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고 경영협력계약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법원 역시 이 계약서의 공개 필요성을 인정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인용하자 장 고문 측은 즉시항고를 제기했으나, 지난달 28일 서울고등법원은 이를 기각하며 1심 결정의 정당성을 재확인했다.

2심 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영풍과 그 특수관계인이 경영협력계약에 따라 각종 의무를 부담함에 따라 영풍에 손해가 생기는지 여부 등은 본안소송에서 충실한 증거조사에 기초한 면밀한 심리를 통해 판단될 문제”라며 “이를 위해서라도 계약서를 증거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본 1심 법원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공개매수신고서 등을 통해 공시된 내용은 계약서의 주요 사항을 요약한 것으로 콜옵션의 구체적 행사조건과 방법 등이 그것만으로 모두 밝혀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계약서 중 아직 공시되지 않은 부분의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으며, 계약서의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는 차별적인 행위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 문서 제출 요청이 주주의 정당한 감시권한 행사임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장 고문이 법원의 결정에 또다시 불복하며 재항고에 나서자, KZ정밀은 사법부의 판단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 고려아연 측 “영풍, 별개 계약 기각 결정 앞세워 여론 호도” 비판

고려아연 측은 최근 영풍이 별도의 계약서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신청 기각 결정을 앞세워, 마치 이번 경영협력계약서의 제출 필요성까지 부정된 것처럼 주장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영풍이 예시로 든 기각 결정 계약서는 2025년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전략을 넘겨받은 와이피씨(YPC)가 영풍과 체결한 ‘추가합의서’에 불과하며, 이는 본질인 ‘영풍-MBK-장 고문’ 간 경영협력계약과는 전혀 무관한 별개의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KZ정밀 관계자는 “문제가 없는 계약이라면 여론을 호도하고 재판부 판단에 불복하며 시간을 끌기 이전에 법원에 경영협력계약서를 제출해 의혹을 해소하면 될 것”이라며 “법원의 판단에도 공개를 회피한다면 시장과 주주는 해당 경영협력계약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중대한 밀약이나 독소조항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KZ정밀은 영풍의 주주로서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자산이 어떤 방식과 조건으로 MBK에 이전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이 과정에서 법인 영풍과 주주의 이익이 얼마나 훼손되었는지를 주주대표소송에서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영풍 전체 주주를 대변해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영풍 “영업비밀 침해 우려… 최윤범 측의 무리한 소송과 여론전에 맞설 것”

반면 영풍 측은 이러한 고려아연 측의 공세에 대해 “최윤범 회장 측이 탈법적 상호주 구조로 최대주주의 권리를 제한해 놓고 적반하장식 소송과 여론전으로 지배구조 정상화를 저해하고 있다”며 정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5일 영풍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40민사부는 지난 4월 29일 KZ정밀이 영풍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위법행위유지청구 소송 관련 문서제출명령 신청 사건에서 영풍의 손을 들어 기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문서에 경영상 중요 정보 및 영업비밀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KZ정밀 측의 제출 필요성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영풍 측의 설명이다.

영풍은 “이미 공개매수 신고서와 설명서 등을 통해 경영협력의 핵심 내용은 시장에 투명하고 충분하게 공시됐다”며 “콜옵션 가격 역시 경영권 프리미엄과 거래 구조, 시장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대등한 협상 끝에 합리적으로 결정된 계약”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당사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영풍은 KZ정밀이 외형상 소수주주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최윤범 회장이 지배하는 회사라고 지적했다. 영풍 관계자는 “KZ정밀이 지난해 고려아연 주식을 해외 계열사인 SMC에 이전하면서 탈법적 순환출자 및 상호주 구조를 형성했고, 이로 인해 50년 이상 지속되어 온 최대주주 영풍의 의결권이 일방적으로 제한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정작 영풍과 전체 주주에게 손해를 초래한 측이 ‘주주가치 훼손’’을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다만 영풍은 이번 주주대표소송과 관련해 내려진 일부 문서제출명령 결정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영풍 측은 “해당 결정은 영풍의 비밀보호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경영권 분쟁 상대방에게 핵심 전략을 그대로 노출시킬 우려가 크다”며 “영업비밀과 경영상 중요 정보가 침해되지 않도록 재항고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일요주간 / 김상영 기자 ilyoweekl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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